빨랫줄
서정춘
그것은, 하늘 아래
처음 본 문장의 첫 줄 같다
그것은, 하늘 아래
이쪽과 저쪽에서
길게 당겨 주는
힘줄 같은 것
이 한 줄에 걸린 것은
빨래만이 아니다
봄바람이 걸리면
연분홍 치마가 휘날려도 좋고
비가 와서 걸리면
떨어질까 말까
물방울은 즐겁다
그러나, 하늘 아래
이쪽과 저쪽에서
당겨주는 힘
그 첫 줄에 걸린 것은
바람이 옷 벗는 소리
한 줄 뿐이다
* 2023년 6월 13일 화요일입니다.
새로운 것들은 익숙해지기 전까진 불편한 법입니다.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새로움에 도전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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