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빨랫줄 _ 서정춘

시 쓰는 마케터 2023. 6. 13. 07:43

 

 

빨랫줄

 

                      서정춘

 

 

그것은, 하늘 아래

처음 본 문장의 첫 줄 같다

그것은, 하늘 아래

이쪽과 저쪽에서

길게 당겨 주는

힘줄 같은 것

이 한 줄에 걸린 것은

빨래만이 아니다

봄바람이 걸리면

연분홍 치마가 휘날려도 좋고

비가 와서 걸리면

떨어질까 말까

물방울은 즐겁다

그러나, 하늘 아래

이쪽과 저쪽에서

당겨주는 힘

그 첫 줄에 걸린 것은

바람이 옷 벗는 소리

한 줄 뿐이다

 

 

* 2023년 6월 13일 화요일입니다.

새로운 것들은 익숙해지기 전까진 불편한 법입니다.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새로움에 도전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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