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매듭을 푸는 나무 _ 김윤자

시 쓰는 마케터 2023. 6. 20. 08:10

 

 

매듭을 푸는 나무

 

                           김윤자

 

 

나무가 손끝이 가늘어진 것은

바람이 묶어 놓은 매듭을 푸느라

닳아진 까닭이다

 

나무가 등이 시리도록 꼿꼿한 것은

교과서가 얹어준 거름으로

진리를 먹었기 때문이다

 

나무가 [하늘이 파랗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은

하늘을 가까이서 보았기 때문이다

 

나무가 밤에도 누워 잘 수 없는 것은

낮에 태양이 쏟아 놓은 사랑을

올올이 엮고 있기 때문이다

 

나무가 순순히 쓰러져 죽어가는 것은

또 하나의 희망이 발 아래에서

움트기 때문이다

 

 

* 2023년 6월 20일 화요일입니다.

진화와 성장을 이끄는 것은 안락함이 아니라 위기감입니다.

안락함을 버리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