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을 푸는 나무
김윤자
나무가 손끝이 가늘어진 것은
바람이 묶어 놓은 매듭을 푸느라
닳아진 까닭이다
나무가 등이 시리도록 꼿꼿한 것은
교과서가 얹어준 거름으로
진리를 먹었기 때문이다
나무가 [하늘이 파랗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은
하늘을 가까이서 보았기 때문이다
나무가 밤에도 누워 잘 수 없는 것은
낮에 태양이 쏟아 놓은 사랑을
올올이 엮고 있기 때문이다
나무가 순순히 쓰러져 죽어가는 것은
또 하나의 희망이 발 아래에서
움트기 때문이다
* 2023년 6월 20일 화요일입니다.
진화와 성장을 이끄는 것은 안락함이 아니라 위기감입니다.
안락함을 버리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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