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견디는 힘으로
유하
붉게 익은 과일이 떨어지듯, 문득
그대 이름을 불러볼 때
단숨에 몰려오는, 생애 첫 가을
햇살의 길을 따라 참새가 날아오고
바람은 한짐 푸른 하늘을
내 눈 속에 부려놓는다
마음 닿는 곳이 반딧불일지라도
그대 단 한 번 눈길 속에
한세상이 피고 지는구나
나 이 순간, 살아 있다
나 지금 세상과 한없는 한 몸으로 서 있다
그리움을 견디는 힘으로
먼 곳의 새가 나를 통과한다
바람이 내 운명의 전부를 통과해낸다
* 2023년 10월 23일 월요일입니다.
"뽑으려 하니 모두 잡초였지만, 품으려 하니 모두 꽃이었다."
생각을 전환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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