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혜화동 로터리 _ 조병화

시 쓰는 마케터 2023. 11. 14. 08:10

 

 

혜화동 로터리

 

                           조병화

 

 

가을비 멎은 혜화동 로터리 저녁 부근은

으스스 그림자 없는 슬픔

 

벨르레에느의 슬픈 가을보다

내 가을이 더욱 슬프구나

 

사랑하던 사람도 슬퍼하던 사람도

가슴에 젖어지는 어젯날의 꽃송이

 

우수수 낙엽이 내리는

가는 정이 차구나

 

비야 내리다 멎고

마음은 줄줄이 고이는 저녁

 

아픈 사람아

두고 가는 정에 서 있는 가로등

 

홀로를 둘둘 말고 살아 있는

가을 저녁이

 

가을비 멎은 혜화동 로터리

으스스 그림자 없는 슬픔이 차다

 

 

* 2023년 11월 14일 화요일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치유되는 것이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는 것이 있습니다.

시간을 믿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