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겨울 맛 _ 강세화

시 쓰는 마케터 2023. 12. 7. 08:14

 

 

겨울 맛

 

                      강세화

 

 

겨울에는 더러

하늘이 흐리기도 해야 맛이다.

 

아주 흐려질 때까지

눈아프게 보고 있다가

설레설레 눈내리는 모양을 보아야 맛이다.

 

눈이 내리면

그냥 보기는 심심하고

뽀독뽀독 발자국을 만들어야 맛이다.

 

눈이 쌓이면

온돌방에 돌아와

콩지비 찌개를 훌훌 떠먹어야 맛이다.

 

찌개가 끓으면

덩달아 웅성대면서

마음에도 김이 자욱히 서려야 맛이다.

 

 

* 2023년 12월 7일 목요일 절기상 대설입니다.

그 시기가 아니면 맛 볼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12월의 맛을 느끼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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