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고양이와 냉장고의 연애 _ 홍일표

시 쓰는 마케터 2023. 12. 18. 07:41

* 생성형 인공지능 뤼튼으로 만든 이미지입니다

 

 

고양이와 냉장고의 연애

 

                                       홍일표

 

 

집 주인의 양육법이 궁금하다

태생이 다른 농경과 유목의 혈통

방금 전 냉장고가 삼킨 것은

생선 몇 마리

그 중 한 마리가 고양이 입 속으로 들어간다

생선이나 육류를 좋아하는 식성이 닮았다

냉장고와 고양이는 아픈 기억 탓인지

긴 꼬리를 등 뒤에 감추고 산다

고양이는 주로 검정을 선호하고

냉장고는 주로 흰색을 선호한다

가끔은 서로 옷을 바꿔 입기도 하는 것이

그들의 습속이다

둘의 연애는 유구하다

본적과 취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주고받는 눈빛이 뜨겁고 깊은,

몸속에 환하게 불을 켜고 사는 그들은

24시간 소등하지 않고

푸른 눈빛으로 어둠 위에 군림한다

냉장고 옆에 애첩처럼 웅크리고 있는 고양이가

집 주인의 커다란 귓속을 밤새도록 들락거린다

 

 

* 2023년 12월 18일 월요일입니다.

습관처럼 했던 일들이 쌓이면 고수가 됩니다.

좋은 습관을 만드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속에서 _ 임영준  (14) 2023.12.20
삶은 도돌이표다 _ 김철현  (7) 2023.12.19
꿈 _ 조병화  (11) 2023.12.15
바로 _ 김지하  (12) 2023.12.14
무심천 _ 도종환  (12) 2023.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