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기울임에 대하여 _ 안오일

시 쓰는 마케터 2024. 1. 29. 08:30

 

 

기울임에 대하여

 

                            안오일

 

 

책장 정리를 하는데

덜 찬 책꽂이의 책들이

자꾸만 빈 공간 쪽으로 쓰러진다

 

책 한 권 비스듬히 세워놓으면 되는데도

번듯한 폼에 어긋나므로

몇 번이고 바르게 세워보지만

여전히 마찬가지다

 

결국 맨 끝 쪽 책을 약간 기울여 놓으니

기울임에 살짝 의지하여

바로 서는 책들,

 

기울인다는 건

불안한, 거슬리는, 한쪽이 낮아지는

그렇게 폼 잡을 수 없는

도둑맞은 생의 각도 같은

 

그 기울임이 다른 생을 일으킨다

애당초 기울임 속에 

바로 선 것들이 살고 있다

 

 

* 2024년 1월 29일 월요일입니다.

생각의 전환이 모든 것을 바꾸기도 합니다.

시선을 조금 기울여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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