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지키는 나무
김길자
동장군아
내 살갗을 비집고 깊숙이 들어오는
냉혹한 겨울바람에
나는 걸칠 옷도 없어 춥다
너희들과 동거하는 그때부터
손등이 에이는 잔인한 날에도
마음만은 얼지 않으려
온 힘을 다 기울이었다
강촌에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온 산에 뿌옇게 물들이다 말고 사라지듯
하루살이 해도 질 때면
아름답게 빛을 발하는 것을 보며
한파에도 봄을 키우려는 나무에게
함박눈 받는 은총은
긴 기다림의 축복이었다
* 2024년 2월 20일 화요일입니다.
조금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면 붐비지 않습니다.
부지런하게 조금 먼저 출발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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