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겨울을 지키는 나무 _ 김길자

시 쓰는 마케터 2024. 2. 20. 08:41

 

 

겨울을 지키는 나무

 

                                   김길자

 

 

동장군아

내 살갗을 비집고 깊숙이 들어오는

냉혹한 겨울바람에

나는 걸칠 옷도 없어 춥다

 

너희들과 동거하는 그때부터

손등이 에이는 잔인한 날에도

마음만은 얼지 않으려

온 힘을 다 기울이었다

 

강촌에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온 산에 뿌옇게 물들이다 말고 사라지듯

하루살이 해도 질 때면

아름답게 빛을 발하는 것을 보며

 

한파에도 봄을 키우려는 나무에게

함박눈 받는 은총은

긴 기다림의 축복이었다

 

 

* 2024년 2월 20일 화요일입니다.

조금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면 붐비지 않습니다.

부지런하게 조금 먼저 출발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