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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도 그림자가 있다 _ 나희덕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24. 2. 1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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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도 그림자가 있다

 

                                       나희덕

 

 

소나기 한차례 지나가고

과일 파는 할머니가 비를 맞은 채 앉아 있던 자리

사과궤짝으로 만든 의자 모양의 그림자

아직 고슬고슬한 땅 한 조각

젖은 과일을 닦느라 수그린 할머니의 둥근 몸 아래

남몰래 숨어든 비의 그림자

자두 몇 알 사면서 훔쳐본 마른하늘 한 조각

 

 

* 2024년 2월 16일 금요일입니다.

꾸준함이 쌓이면 실력이 됩니다.

오늘도 실행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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