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도 그림자가 있다
나희덕
소나기 한차례 지나가고
과일 파는 할머니가 비를 맞은 채 앉아 있던 자리
사과궤짝으로 만든 의자 모양의 그림자
아직 고슬고슬한 땅 한 조각
젖은 과일을 닦느라 수그린 할머니의 둥근 몸 아래
남몰래 숨어든 비의 그림자
자두 몇 알 사면서 훔쳐본 마른하늘 한 조각
* 2024년 2월 16일 금요일입니다.
꾸준함이 쌓이면 실력이 됩니다.
오늘도 실행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을 지키는 나무 _ 김길자 (6) | 2024.02.20 |
---|---|
당신에게 말걸기 _ 나호열 (17) | 2024.02.19 |
멀리 있기 _ 유안진 (15) | 2024.02.15 |
이슬의 말 _ 김상길 (15) | 2024.02.14 |
싹 _ 김지혜 (15) | 2024.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