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뒷심 _ 정끝별

시 쓰는 마케터 2024. 4. 16. 08:28

 

 

 

뒷심

 

                        정끝별

 

 

모든 그림자는 빛의 뒤편으로 무너진다는데

모든 풀은 바람 뒤로 밀리고 바람 뒤로 눕는다는데

모든 줄다리기는 뒤편을 향해 당겨진다는데

모든 말은 침묵 뒤편으로 고인다는데

모든 사람들은 뒤가 실해야 당당히 설 수 있다는데

모든 사랑은 기다림 뒤편에서 완성된다는데

 

모든 그림자에게 뒤는 내려앉기 위해 있다는데

모든 풀에게 뒤는 맞서기 위해 있다는데

모든 줄다리기에서 뒤는 버티기 위해 있다는데

모든 말에게 뒤는 숨기 위해 있다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뒤는 돌아보기 위해 있다는데

모든 사랑에게 뒤는 젖기 위해 있다는데

 

모든 앞에 대항하는 바로 그 심心

 

 

* 2024년 4월 16일 화요일입니다.

비 내리는 세월호 참사 10주기입니다.

304명의 안타까운 넋을 기리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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