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늘, 혹은 때때로 _ 조병화

마음은 늘 어린아해 2025. 3. 5. 08:43

 

 

 

늘, 혹은 때때로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생각 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

 

 

* 2025년 3월 5일 수요일 절기상 경칩입니다.

오지 않는 봄은 없더라, 피지 않는 사람은 없더라.

깨어나길 기다리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