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수
김춘수
1
발돋움하는 발돋움하는 너의 자세는
왜 이렇게
두 쪽으로 갈라져서 떨어져야 하는가
그리움으로 하여
왜 너는 이렇게
산산히 부서져서 흩어져야 하는가
2
모든 것을 바치고도
왜 나중에는
이 찢어지는 아픔만을
가져야 하는가
네가 네 스스로에 보내는
이별의
이 안타까운 눈짓만을 가져야 하는가
3
왜 너는
다른 것이 되어서는 안 되는가
떨어져서 부서진 무수한 네가
왜 이런
선연한 무지개로
다시 솟아야만 하는가
* 2025년 4월 16일 수요일입니다.
세월호 참사 11주기입니다.
희생자 304명의 넋을 기리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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