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
김시천
그릇이 되고 싶다
마음 하나 넉넉히 담을 수 있는
투박한 모양의 질그릇이 되고 싶다
그리 오랜 옛날은 아니지만
새벽 별 맑게 흐르던 조선의 하늘
어머니 마음 닮은 정화수 물 한 그릇
그 물 한 그릇 무심히 담던
그런 그릇이 되고 싶다
누군가 간절히 그리운 날이면
그리운 모양대로 저마다 꽃이 되듯
지금 나는 그릇이 되고 싶다
뜨겁고 화려한 사랑의 불꽃이 되기보다는
그리운 내 가슴 샘물을 길어다가
그대 마른 목 적셔줄 수 있는
그저 흔한 그릇이 되고 싶다
* 2018년 8월 16일 목요일입니다.
그 사람의 그릇 크기는 자신이 만들지만 판단은 주변이 하게 마련입니다.
자신의 그릇이 어떤 크기인 지 가늠해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속으로 _ 유하 (0) | 2018.08.23 |
---|---|
나무책상 _ 이해인 (0) | 2018.08.20 |
8월의 소망 _ 오광수 (0) | 2018.08.14 |
마음 비우기 _ 만성 (0) | 2018.08.13 |
행복의 얼굴 _ 김현승 (0) | 2018.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