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그릇 _ 김시천

시 쓰는 마케터 2018. 8. 16. 13:01



그릇


                      김시천



그릇이 되고 싶다 
마음 하나 넉넉히 담을 수 있는 
투박한 모양의 질그릇이 되고 싶다 
그리 오랜 옛날은 아니지만 
새벽 별 맑게 흐르던 조선의 하늘 
어머니 마음 닮은 정화수 물 한 그릇 
그 물 한 그릇 무심히 담던 
그런 그릇이 되고 싶다 
누군가 간절히 그리운 날이면 
그리운 모양대로 저마다 꽃이 되듯 
지금 나는 그릇이 되고 싶다 
뜨겁고 화려한 사랑의 불꽃이 되기보다는 
그리운 내 가슴 샘물을 길어다가 
그대 마른 목 적셔줄 수 있는 
그저 흔한 그릇이 되고 싶다



* 2018년 8월 16일 목요일입니다.

그 사람의 그릇 크기는 자신이 만들지만 판단은 주변이 하게 마련입니다.

자신의 그릇이 어떤 크기인 지 가늠해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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