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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_ 류시화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17. 12. 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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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시화



별은 어디서 반짝임을 얻는 걸까
별은 어떻게 진흙을 목숨으로 바꾸는 걸까
별은 왜 존재하는 걸까
과학자가 말했다, 그것은 원자들의 핵융합 때문이라고
목사가 말했다, 그것은 거부할 수 없는 하나님의 증거라고
점성학자가 말했다, 그것은 수레바퀴 같은 내 운명의 계시라고
시인은 말했다, 별은 내 눈물이라고
마지막으로 나는 신비주의자에게 가서 물었다
신비주의자는 별 따위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는 뭉툭한 손가락으로 내 가슴을 툭툭 치며 말했다 차라리
네 안에 있는 별에나 관심을 가지라고
그 설명을 듣는 동안에
어느새 나는 나이를 먹었다
나는 더욱 알 수 없는 눈으로
별들을 바라본다

이제 내가 바라는 것은
인도의 어떤 노인처럼
명상할 때의 고요함과 빵 한 조각만으로
만족하는 것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그 노인처럼
밤에 먼 하늘을 향해 앉아서
별들을 바라보는 것을 방해받는 일



* 2017년 12월 6일 수요일입니다.

밤새 내린 눈의 흔적이 남아있는 아침입니다.

겨울을 준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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