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우현환상곡 _ 공광규

시 쓰는 마케터 2019. 6. 18. 08:03

 

우현(雨絃)환상곡

 

                         공광규



빗줄기는 하늘에서 땅으로 이어진 현(絃)이어서
나뭇잎은 수만 개 건반이어서
바람은 손이 안 보이는 연주가여서 
간판을 단 건물도 고양이도 웅크려 귀를 세웠는데
가끔 천공을 헤매며 흙 입술로 부는 휘파람 소리

화초들은 몸이 젖어서 아무데나 쓰러지고
수목들은 물웅덩이에 발을 담그고 
비바람을 종교처럼 모시며 휘어지는데
오늘은 나도 종교 같은 분에게 젖어 있는데
이 몸에 우주가 헌정하는 우현환상곡.

 

 

* 2019년 6월 18일 화요일입니다.

밤새 요란한 천둥번개와 비가 내렸네요.

외출하실 때 우산 챙기시고 건강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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