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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 구광렬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19. 7. 1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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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구광렬

 


주인 없어 좋아라
바람을 만나면 바람의 꽃이 되고
비를 만나면 비의 꽃이 되어라

이름 없어 좋아라
송이송이 피지 않고 무더기로 피어나
넓은 들녘에 지천으로 꽂히니
우리들 이름은 마냥 들꽃이로다

뉘 꽃을 나약하다 하였나
꺾어 보아라 하나를 꺾으면 둘
둘을 꺾으면 셋
셋을 꺾으면 들판이 일어나니
코끝을 간지르는 향기는 없어도
가슴을 파헤치는 광기는 있다

들이 좋아 들에서 사노니
내버려두어라
꽃이라 아니 불린들 어떠랴
주인 없어 좋아라
이름 없어 좋아라

 

 

* 2019년 7월 19일 금요일입니다.

때로는 이름 모를 꽃들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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