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빨래를 하십시오 _ 이해인

시 쓰는 마케터 2019. 7. 24. 08:52

 

빨래를 하십시오

 

                    이해인

 


우울한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맑은 날이 
소리내며 튕겨울리는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밝아진답니다 

애인이 그리운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물 속에 흔들리는 
그의 얼굴이 
자꾸만 웃을 거예요 

기도하기 힘든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몇 차례 빨래를 헹구어내는 
기다림의 순간을 사랑하다 보면 
저절로 기도가 된답니다 

누구를 용서하기 힘든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비누가 부서지며 풍기는 
향기를 맡으며 
마음은 문득 넓어지고 
그래서 행복할 거예요

 

 

* 2019년 7월 24일 수요일입니다.

빨래를 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정갈해집니다.

기분을 세탁하고 싶을 때는 빨래를 해 보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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