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지우개
안도현
분홍지우개로
그대에게 쓴 편지를 지웁니다.
설레이다 써버린 사랑한다는 말을
조금씩 지워 나갑니다.
그래도 지운 자리에 다시 살아나는
보고 싶은 생각
분홍지우개로 지울 수 없는
그리운 그 생각의 끝을
없애려고 혼자 눈을 감아봅니다.
내가 이 세상에서 지워질 것 같습니다.
* 2019년 8월 14일 수요일입니다.
지우개로 지울 수 없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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