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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열쇠들 _ 문창갑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19. 8. 2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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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열쇠들

 

                        문창갑



사람을 정리하다 보니
짝 안 맞는 열쇠와 자물쇠들 수두룩하다
감출 것도, 지킬 것도 없으면서
이 많은 열쇠와 자물쇠들
언제 이렇게 긁어모았는지

아, 이 열쇠들
아. 이 자물쇠들

알겠다, 이제야 알겠다
내 앞에 오래 서성이던 그 사람
이유 없이 등돌린 건
굳게 문 걸어 잠그고 있던 내 몸의
이 자물쇠들 때문이었다

알겠다, 이제야 알겠다
열려있던 그 집
그냥 들어가도 되는 그 집
발만 동동 구르다 영영 들어가지 못한 건
비틀며, 꽂아보며
열린 문 의심하던 내 마음의
이 열쇠들 때문이었다

 

 

* 2019년 8월 26일 월요일입니다.

열쇠가 없는 자물쇠는 무용지물인 법입니다.

열쇠만 갖고 있거나 자물쇠만 갖고 있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겠습니다.

한 주의 시작 힘차게 줄발 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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