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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_ 오세영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19. 10. 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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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오세영



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 2019년 10월 2일 수요일입니다.

제 18호 태풍 미탁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비 피해, 강풍 피해 없도록 주변을 잘 살피시고 건강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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