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_ 김재진

시 쓰는 마케터 2019. 12. 26. 09:31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김재진

 

 

갑자기 모든 것 낮설어질 때
느닷없이 눈썹에 눈물 하나 매달릴 때
올 사람 없어도 문 밖에 나가
막차의 기적소리 들으며 심란해질 때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나서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걸어가도 젖지 않는 滿月(만월)같이
어디에도 매이지 말고 벗어나라.
벗어난다는 건 조그만 흔적 하나 남기지 않는 것
남겨진 흔적 또한 상처가 되지 않는 것
예리한 추억이 흉기 같은 시간 속을
고요하고 담담하게 걸어가는 것
때로는 용서할 수 없는 일들 가슴에 베어올 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스쳐가는 滿月같이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떠나라.

 

 

* 2019년 12월 26일 목요일입니다.

겨울비와 진눈깨비가 함께 내리는 아침입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