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 속 된장처럼
이재무
세월 뜸들여 깊은 맛 우려내려면
우선은 항아리 속으로 들어가자는 거야
햇장이니 갑갑증이 일겠지
펄펄 끓는 성질에 독이라도 깨고 싶겠지
그럴수록 된장으로 들어앉아서 진득하니 기다리자는 거야
원치 않는 불순물도 뛰어들겠지
고것까지 내 살로 풀어보자는 거야
썩고 썩다가 간과 허파가 녹고
내장까지 다 녹아나고 그럴 즈음에
햇볕 좋은 날 말짱하게 말린 몸으로
식탁에 오르자는 것이야
* 2020년 9월 2일 수요일입니다.
어떤 일이라도 적절한 숙성의 시간이 필요한 법입니다.
덜 익은 자아를 미숙한 진정성을 키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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