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황학주
조용한 동네 목욕탕 같은
하늘 귀퉁이로
목발에 몸을 기댄 저녁이 온다.
만년은 갸륵한 곳
눈꺼풀 처진 등빛, 깨져간다.
눈꺼풀이 맞닿을 때만 보이는 분별도 있다.
저녁 가장자리에서
사랑의 중력 속으로 한번 더 시인이여,
외침조차 조용하여 기쁘다.
하늘 귀퉁이 맥을 짚으며
물 흐르는 소리에 나는 웃음을 참는다.
땅거미와 시간을 보내는
혼자만의 땅거미 무늬가 내게 있다.
* 2020년 9월 14일 월요일입니다.
고마움과 미안함을 모르는 사람과는 긴 인연이 불가능합니다.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현하는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풍 드는 날 _ 도종환 (0) | 2020.09.16 |
---|---|
방문객 _ 정현종 (0) | 2020.09.15 |
익숙해진다는 것 _ 고운기 (0) | 2020.09.11 |
정지의 힘 _ 백무산 (0) | 2020.09.10 |
우산을 쓰다 _ 심재휘 (0) | 2020.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