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_ 류시화

시 쓰는 마케터 2020. 11. 30. 08:59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 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다시는 묻지 말자

네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 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 2020년 11월 30일 월요일입니다.

수고로움을 감수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습니다.

11월의 마지막 날, 힘차게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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