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수선화에게 _ 정호승

시 쓰는 마케터 2020. 11. 26. 08:50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 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않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 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2020년 11월 26일 목요일입니다.

세계적인 축구 선수 마라도나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고 하네요.

어릴 적 영웅들의 사망소식이 하나 둘 늘어남에 시간의 흐름을 깨닫게 됩니다.

소중한 하루 알차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