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12월의 독백 _ 오광수

시 쓰는 마케터 2020. 12. 22. 10:34

 

12월의 독백

 

                          오광수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 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 2020년 12월 22일 목요일입니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들을 정리해봐야 할 시기입니다.

Plan-Do-See의 순환구조에서 검토하고 보완해야 될 것들을 찾아야겠습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