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독백
오광수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 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 2020년 12월 22일 목요일입니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들을 정리해봐야 할 시기입니다.
Plan-Do-See의 순환구조에서 검토하고 보완해야 될 것들을 찾아야겠습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처럼 흘러라 _ 법정스님 (1) | 2020.12.28 |
---|---|
성탄편지 _ 이해인 (6) | 2020.12.24 |
겨울의 꽃을 피우네 _ 정유찬 (6) | 2020.12.21 |
가고 오지 않는 사람 _ 김남조 (10) | 2020.12.18 |
웃음은 인생의 약이다 _ 알랭 (11) | 2020.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