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평상이 있는 국숫집 _ 문태준

시 쓰는 마케터 2021. 9. 27. 08:38

 

 

평상이 있는 국숫집

 

                              문태준

 

 

평상이 있는 국숫집에 갔다

붐비는 국숫집은 삼거리 슈퍼 같다

평상에 마주 앉은 사람들

세월 넘어온 친정 오빠를 서로 만난 것 같다

국수가 찬물에 헹궈져 건져 올려지는 동안

쯧쯧쯧쯧 쯧쯧쯧쯧,

손이 손을 잡는 말

눈이 눈을 쓸어 주는 말

병실에서 온 사람도 있다

식당 일을 손 놓고 온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평상에만 마주 앉아도

마주 앉은 사람보다 먼저 더 서럽다

세상에 이런 짧은 말이 있어서

세상에 이런 깊은 말이 있어서

국수가 찬물에 헹궈져 건져 올려지는 동안

쯧쯧쯧쯧 쯧쯧쯧쯧,

큰 푸조나무 아래 우리는

모처럼 평상에 마주 앉아서

 

 

* 2021년 9월 27일 월요일입니다.

공감력이 있어야 이해력이 발달하는 법입니다.

공감을 위해 마음을 여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