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커밍아웃 _ 강혜빈

시 쓰는 마케터 2022. 1. 14. 08:43

 

 

커밍아웃

 

                      강혜빈

 

 

축축한 비밀 잘 데리고 있거든

일찌감치 날짜가 지난 토마토 들키지 않고

물컹한 표정은 냉장고에 두고

나는 현관문을 확인해야 해

아픈 적 없는 내일을 마중 나가며

 

아무도 모르는 놀이터에서 치마를 까고 그네를 탔어

미끄럼틀과 시소의 표정

낮지도 높지도 않은 마음을 가지자

혼자라는 단어가 낯설어지면

 

뉴스는 토마토의 보관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설탕에 푹 절여지고 싶어

사소한 기침이 시작된다

내 컵을 쓰기 전에 혈액형을 알려줄래?

 

옷장에서 알록달록한 비밀이 흘러나와

자라지 않은 발목 아래로, 말을 잊은 양탄자 사이로

기꺼이 불가능한 토마토에게로

 

 

* 2022년 1월 14일 금요일입니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집에 빠지기 쉽습니다.

수많은 의견을 청취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