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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한 것들 _ 정병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22. 6. 3.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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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한 것들

 

                               정병근

 

 

나무는 서 있는 한 모습으로

나의 눈을 푸르게 길들이고

물은 흐르는 한 천성으로

내 귀를 바다에까지 열어 놓는다

 

발에 밟히면서 잘 움직거리지 않는 돌들

간혹, 천 길 낭떠러지로 내 걸음을 막는다

부디 거스르지 마라, 하찮은 맹세에도

입술 베이는 풀의 결기는 있다

 

보지 않아도 아무 산 그 어디엔

원추리 꽃 활짝 피어서

지금쯤 한 비바람 맞으며

단호하게 지고 있을 걸

 

서 있는 것들, 흔들리는 것들, 잘 움직이지 않는 것들,

환하게 피고 지는 것들

추호의 망설임도 한 점 미련도 없이

제 갈길 가는 것들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들

 

 

* 2022년 6월 3일 금요일입니다.

때론 단호하게 맺고 끊을 필요가 있습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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