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모든 말은요 _ 정현종

시 쓰는 마케터 2022. 7. 5. 08:00

 

모든 말은요

 

                             정현종

 

 

모든 말은요

마치 그 말이 전부인 듯이

마치 그 말이 실상인 듯이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게 본질적인 약점입니다.

말은 어떻든

끊어져야 하니까 그렇기도 하겠지요만

(그 말 바깥의 빛과 그리고

그림자는

무간지옥과

배꼽-수미산을 중심으로

대천세계에 두루 미쳐 있는데 말이지요)

하하,

모든 말의 그러한 치명적인

한계 때문에 우리와

우리 삶의 허상이

차곡차곡 꾸준히

불어나 온 것이겠지요만

(표현과 그 즐거움은

또 다른 이야기구요)

 

 

* 2022년 7월 5일 화요일입니다.

모든 말은 입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관계를 형성합니다.

좋은 말로 천냥 빚을 갚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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