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시 19

비 _ 한용운

비                        한용운  비는 가장 큰 권위를 가지고,가장 좋은 기회를 줍니다.비는 해를 가리고 하늘을 가리고,세상 사람의 눈을 가립니다. 그러나 비는 번개와 무지개를 가리지 않습니다.나는 번개가 되어 무지개를 타고,당신에게 가서 사랑의 팔에감기고자 합니다. 비오는 날 가만히 가서 당신의 침묵을 가져온대도,당신의 주인은 알 수가 없습니다.만일 당신이 비오는 날에 오신다면,나는 연잎으로 웃옷을 지어서보내겠습니다. 당신이 비오는 날에 연잎옷을 입고 오시면,이 세상에는 알 사람이 없습니다.당신이 비 가운데로 가만히 오셔서나의 눈물을 가져가신대도영원한 비밀이 될 것입니다.비는 가장 큰 권위를 가지고,가장 좋은 기회를 줍니다  * 2024년 7월 18일 목요일입니다.우산을 써도 소용이..

매미 _ 정연복

매미                     정연복  불볕더위 속어디에선가 함성처럼 들려오는매미 소리 저것은 생명의 찬가인가피울음의 통곡인가 겨우 한 달 남짓한짧은 생애일 뿐인데도 나 이렇게 찬란하게지금 살아 있다고 온몸으로 토하는뜨거운 소리에 늦잠에서 부스스 깨어난나는 참 부끄럽다  * 2024년 7월 16일 화요일입니다.맞고 틀린 것이 아닌 다름을 인정해야 합니다.비 소식이 있는 하루 외출 하실 때 우산 챙기세요. 홍승환 드림

7월, 여름편지 _ 이해인

7월, 여름편지                           이해인  움직이지 않아도태양이 우리를 못 견디게 만드는여름이 오면, 친구야우리도 서로 더욱뜨겁게 사랑하며기쁨으로 타오르는작은 햇덩이가 되자고 했지?산에 오르지 않아도신록의 숲이 마음에 들어차는여름이 오면, 친구야우리도 묵묵히 기도하며이웃에게 그늘을 드리우는한 그루의 나무가 되자고 했지?바닷가에 나가지 않아도파도소리가 마음을 흔드는여름이 오면, 친구야우리도 탁 트인 희망과 용서로매일을 출렁이는작은 바다가 되자고 했지?여름을 좋아해서여름을 닮아가는 초록빛 친구야멀리 떠나지 않고서도삶을 즐기는 법을 너는 알고 있구나너의 싱싱한 기쁨으로나를 더욱 살고 싶게 만드는그윽한 눈빛의 고마운 친구야  * 2024년 7월 10일 수요일입니다.근본적인 걸 해결하..

매미 _ 정연복

매미 정연복 불볕더위 속 어디에선가 함성처럼 들려오는 매미 소리 저것은 생명의 찬가인가 피울음의 통곡인가 겨우 한 달 남짓한 짧은 생애일 뿐인데도 나 이렇게 찬란하게 지금 살아 있다고 온몸으로 토하는 뜨거운 소리에 늦잠에서 부스스 깨어난 나는 참 부끄럽다 * 2023년 8월 4일 금요일입니다. 외계인의 소리 같은 매미 소리가 아침 잠을 깨웁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어머니의 여름 _ 청연

어머니의 여름 청연 밭이랑 뒤로하고 발걸음 바쁘셔라 햇살을 탐하더니 단맛이 베었다며 빨간볼 돌복숭아를 한소쿠리 따셨네 모깃불 풀연기가 평상을 날아돌면 여름밤 달빛아래 옥수수 감자익어 속살이 툭툭 터지는 가마솥을 여시네 울타리 주렁주렁 조롱박 매어달고 텃밭은 물감풀어 수채화 그리셨네 땡볕에 어머니 정성 가을꿈이 자란다 * 2023년 7월 19일 수요일입니다. 이른 여름부터 폭우 뒤에 폭염입니다. 건강 챙기시고 시원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장마 _ 장성희

장마 장성희 빗방울 하나에도 떨어지는 이유가 있네 빗방울 하나에도 잠들지 못하는 이유가 있네 이렇게 하늘이 우는 날 떨어져 멍들은 꽃잎에도 흩어져 내리는 잎새들도 비와 비 사이 서러운 곡예일랑 우산일랑 접어놓고 온몸으로 잔을 드세 슬퍼 누운 꽃잎들에게 하늘이 베풀어주는가 씻김굿의 눈물 한마당 * 2022년 8월 9일 화요일입니다. 어제 내린 많은 비로 인천과 서울 강남의 피해가 큽니다. 비 피해 조심하시고 건강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8월의 시 _ 오세영

8월의 시 오세영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 2022년 8월 1일 월요일입니다. 무더위와 태풍으로 시작하는 8월입니다. 더운 날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웃어주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여름 일기 _ 이해인

여름 일기 이해인 여름엔 햇볕에 춤추는 하얀 빨래처럼 깨끗한 기쁨을 맛보고 싶다 영혼의 속까지 태울 듯한 태양 아래 나를 빨아 널고 싶다 여름엔 햇볕에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매일을 가꾸며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싶다 땀방울마저도 노래가 될 수 있도록 뜨겁게 살고 싶다 여름엔 꼭 한 번 바다에 가고 싶다 바다에 가서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 온 섬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침묵으로 엎디어 기도하는 그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 오고 싶다 * 2022년 7월 12일 화요일입니다.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으면 반드시 좋은 일이 생깁니다. 긍정의 에너지가 작동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8월의 소망 _ 오광수

8월의 소망 오광수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가 반가운 8월엔 소나기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만나면 그렇게 반가운 얼굴이 되고 만나면 시원한 대화에 흠뻑 젖어버리는 우리의 모습이면 얼마나 좋으랴? 푸름이 하늘까지 차고 넘치는 8월엔 호젓이 붉은 나무 백일홍 밑에 누우면 바람이 와서 나를 간지럽게 하는가 아님 꽃잎으로 다가온 여인의 향기인가 붉은 입술의 키스는 얼마나 달콤하랴? 8월엔 꿈이어도 좋다 아리온의 하프소리를 듣고 찾아온 돌고래같이 그리워 부르는 노래를 듣고 보고픈 그 님이 백조를 타고 먼먼 밤하늘을 가로질러 찾아왔으면 * 2021년 8월 9일 월요일입니다. 주말에 입추가 지나더니 바람의 느낌이 달라졌습니다. 한 주의 시작 힘차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여름 일기 _ 이해인

여름 일기 이해인 여름엔 햇볕에 춤추는 하얀 빨래처럼 깨끗한 기쁨을 맛보고 싶다 영혼의 속까지 태울 듯한 태양 아래 나를 빨아 널고 싶다 여름엔 햇볕에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매일을 가꾸며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싶다 땀방울마저도 노래가 될 수 있도록 뜨겁게 살고 싶다 여름엔 꼭 한 번 바다에 가고 싶다 바다에 가서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 온 섬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침묵으로 엎디어 기도하는 그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 오고 싶다 * 2021년 8월 5일 목요일입니다. 살다보면 에스프레소처럼 쓰다가 아메리카노처럼 평범하다가 캬라멜마끼아또처럼 달콤한 날도 오는 법입니다. 무더위를 이기는 건강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