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시 19

8월 _ 안재동

8월 안재동 너만큼 기나긴 시간 뜨거운 존재 없느니. 뉜들 그 뜨거움 함부로 삭힐 수 있으리. 사랑은 뜨거워야 좋다는데 뜨거워서 오히려 미움받는 천더기. 너로 인해 사람들 몸부림치고 도망 다니고 하루빨리 사라지라 짜증이지. 그래도 야속타 않고 어머니처럼 묵묵히 삼라森羅 생물체들 품속에 다정히 끌어안고 익힐 건 제대로 익혀내고 삭힐 건 철저히 삭혀내는 전능의 손길. 언젠가는 홀연히 가고 없을 너를 느끼며 내 깊은 곳 깃든, 갖은 찌끼조차 네 속에서 흔적 없이 삭혀버리고 싶다. 때 되면 깊고 긴 어둠 속으로 스스로 사라질,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사랑. * 2020년 8월 3일 월요일입니다. 역대 최대의 장마 기간과 집중호우로 비피해가 심각합니다. 건강 챙기시고 비 피해 없도록 주변을 살피는 한 주 되시기 바..

7월, 여름편지 _ 이해인

7월, 여름편지 이해인 움직이지 않아도 태양이 우리를 못 견디게 만드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서로 더욱 뜨겁게 사랑하며 기쁨으로 타오르는 작은 햇덩이가 되자고 했지? 산에 오르지 않아도 신록의 숲이 마음에 들어차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묵묵히 기도하며 이웃에게 그늘을 드리우는 한 그루의 나무가 되자고 했지? 바닷가에 나가지 않아도 파도소리가 마음을 흔드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탁 트인 희망과 용서로 매일을 출렁이는 작은 바다가 되자고 했지? 여름을 좋아해서 여름을 닮아가는 초록빛 친구야 멀리 떠나지 않고서도 삶을 즐기는 법을 너는 알고 있구나 너의 싱싱한 기쁨으로 나를 더욱 살고 싶게 만드는 그윽한 눈빛의 고마운 친구야 * 2020년 7월 3일금요일입니다. 근본적인 걸 해결하지 않으..

8월의 소망 _ 오광수

8월의 소망 오광수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가 반가운 8월엔 소나기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만나면 그렇게 반가운 얼굴이 되고 만나면 시원한 대화에 흠뻑 젖어버리는 우리의 모습이면 얼마나 좋으랴? 푸름이 하늘까지 차고 넘치는 8월에 호젓이 붉은 나무 백일홍 밑에 누우면 바람이 와서 나를 간지럽게 하는가 아님 꽃잎으로 다가온 여인의 향기인가 붉은 입술의 키스는 얼마나 달콤하랴? 8월엔 꿈이어도 좋다. 아리온의 하프소리를 듣고 찾아온 돌고래같이 그리워 부르는 노래를 듣고 보고픈 그 님이 백조를 타고 먼먼 밤하늘을 가로질러 찾아왔으면 * 2019년 8월 13일 화요일입니다. 비와 무더위가 번갈아 찾아오는 8월의 여름입니다. 건강 챙기시고 활기찬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 _ 유안진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 유안진 내일 몫은 기쁨 내일 몫은 환희 내일 몫은 찬란함 내일 몫은 영광 내일 몫은 눈부신 황홀이니 나는 견디리 견디어 이기리 오늘 비록 비가 내려도 내일은 해가 뜨리 저 하늘의 무지개 그 약속을 믿으리 * 2019년 7월 25일 목요일입니다. 늘 우리곁에 있는 것들의 중요함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평소에 소중함을 몰랐던 주변을 챙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여름비 _ 박인걸

여름비 박인걸 나뭇잎 위로 빗방울 뛰어가는 소리에 그대 걸어오시던 발자국 소리가 들립니다 어느 해 여름 아직 비는 그치지 않고 어둠이 내려앉은 거리로 당신이 걸어오고 있었죠 묵직한 발걸음으로 작은 여운을 남기며 환하게 웃으며 다가오시던 당신을 잊을 수 없습니다 긴긴 기다림에 아득하기만 했던 당신이 느닷없이 오시던 날 나는 주저앉을 뻔했습니다 여름비 내리는 날이면 그날의 추억을 되짚으며 행여 당신이 오시지 않을까 비를 맞으며 서있습니다. * 2019년 7월 11일 목요일입니다. 서울은 장마치고는 비가 조금 내렸네요. 조금은 시원한 날씨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여름 일기 _ 이해인

여름 일기 이해인 여름엔 햇볕에 춤추는 하얀 빨래처럼 깨끗한 기쁨을 맛보고 싶다 영혼의 속까지 태울 듯한 태양 아래 나를 빨아 널고 싶다 여름엔 햇볕에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매일을 가꾸며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싶다 땀방울마저도 노래가 될 수 있도록 뜨겁게 살고 싶다 여름엔 꼭 한 번 바다에 가고 싶다 바다에 가서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 온 섬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침묵으로 엎디어 기도하는 그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 오고 싶다 * 2019년 7월 9일 월요일입니다. 여름다운 날씨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무더위 건강 챙기시고 한 주의 시작 힘차게 출발 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8월의 소망 _ 오광수

8월의 소망 오광수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가 반가운 8월엔 소나기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만나면 그렇게 반가운 얼굴이 되고 만나면 시원한 대화에 흠뻑 젖어버리는 우리의 모습이면 얼마나 좋으랴? 푸름이 하늘까지 차고 넘치는 8월에 호젓이 붉은 나무 백일홍 밑에 누우면 바람이 와서 나를 간지럽게 하는가 아님 꽃잎으로 다가온 여인의 향기인가 붉은 입술의 키스는 얼마나 달콤하랴? 8월엔 꿈이어도 좋다. 아리온의 하프소리를 듣고 찾아온 돌고래같이 그리워 부르는 노래를 듣고 보고픈 그 님이 백조를 타고 먼먼 밤하늘을 가로질러 찾아왔으면. * 2018년 8월 14일 화요일입니다.역대 최고의 더위였다는 1994년에는 군대에 있어서 그냥 더운 줄 알았습니다.2018년 올해는 더워도 너무 덥네요. ㅎ건강 챙기시는 하루 되..

8월의 시 _ 오세영

8월의 시 오세영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 2018년 8월 2일 목요일입니다.연일 서울의 최고기온을 경신하고 있는 여름입니다.더운날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웃어줄 수 있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매미 _ 정연복

매미 정연복 불볕더위 속 어디에선가 함성처럼 들려오는 매미 소리 저것은 생명의 찬가인가 피울음의 통곡인가 겨우 한 달 남짓한 짧은 생애일 뿐인데도 나 이렇게 찬란하게 지금 살아 있다고 온몸으로 토하는 뜨거운 소리에 늦잠에서 부스스 깨어난 나는 참 부끄럽다 * 2018년 7월 23일 월요일입니다.작은 일에도 기뻐할 줄 알아야 큰 기쁨이 오는 법입니다.일년 중 가장 덥다는 절기 '대서'지만 건강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