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시 6

7월, 여름편지 _ 이해인

7월, 여름편지                           이해인  움직이지 않아도태양이 우리를 못 견디게 만드는여름이 오면, 친구야우리도 서로 더욱뜨겁게 사랑하며기쁨으로 타오르는작은 햇덩이가 되자고 했지?산에 오르지 않아도신록의 숲이 마음에 들어차는여름이 오면, 친구야우리도 묵묵히 기도하며이웃에게 그늘을 드리우는한 그루의 나무가 되자고 했지?바닷가에 나가지 않아도파도소리가 마음을 흔드는여름이 오면, 친구야우리도 탁 트인 희망과 용서로매일을 출렁이는작은 바다가 되자고 했지?여름을 좋아해서여름을 닮아가는 초록빛 친구야멀리 떠나지 않고서도삶을 즐기는 법을 너는 알고 있구나너의 싱싱한 기쁨으로나를 더욱 살고 싶게 만드는그윽한 눈빛의 고마운 친구야  * 2024년 7월 10일 수요일입니다.근본적인 걸 해결하..

7월에 꿈꾸는 사랑 _ 이채

7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  하찮은 풀 한 포기에도뿌리가 있고이름 모를 들꽃에도꽃대와 꽃술이 있지요아무리 작은 존재라 해도갖출 것을 다 갖춰야 비로소 생명인 걸요 뜨거운 태양 아래바람에 흔들리며 흔들리며소박하게 겸허하게 살아가는저 여린 풀과 들꽃을 보노라면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견딜 것을 다 견뎌야 비로소 삶인 걸요 대의만이 명분인가요장엄해야 위대한가요힘만 세다고 이길 수 있나요저마다의 하늘을 열고저마다의 의미를 갖는그 어떤 삶도 나름의 철학이 있는 걸요 어울려 세상을 이루는 그대들이여!저 풀처럼 들꽃처럼그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그 무엇하나 넉넉하지 않아도이 하루 살아 있음이 행복하고더불어 자연의 한 조각임이 축복입니다  * 2024년 7월 5일 금요일..

7월 _ 안재동

7월 안재동 넓은 들판에 태양열보다 더 세차고 뜨거운 농부들의 숨결이 끓는다 농부들의 땀을 먹는 곡식 알알이 야물게 자라 가을걷이 때면 황금빛으로 찰랑거리며 세상의 배를 채울 것이다 그런 기쁨 잉태되는 칠월 우리네 가슴 속 응어리진 미움, 슬픔, 갈등 같은 것일랑 느티나무 가지에 빨래처럼 몽땅 내걸고 얄밉도록 화사하고 싱싱한 배롱나무 꽃향기 연정을 그대에게 바치고 싶다 * 2023년 7월 3일 월요일입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7월입니다. 새로운 한 달도 힘차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7월 비바람 _ 유성순

7월 비바람 유성순 햇살 없는 창가에 우두커니 기대어 손짓하는 나뭇잎만 헤아리다가 하늘이 흘리는 빗물에 감추어진 내 눈물 함께 쏟아졌어 바다로 떠나버린 그리움 때문에 하늘로 떠나버린 그리움 때문에 잊을 수가 없어서 지울 수가 없어서 가슴에 고였던 눈물이 펑펑 쏟아졌어 비바람에 창문을 두드릴 때 내 곁으로 돌아올 것만 같아서 온 종일 기다리고 기다려 봐도 그 사람은 보이질 않았어 별처럼 헤아리는 나뭇잎만 정신 없이 흔들어 놓고 그리움만 내 가슴에 남기고 떠나버렸어 구름 타고 바람 타고 어디론가 떠나버렸어 * 2021년 7월 19일 월요일입니다. 짧은 장마가 끝나고 이번 주는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고 하네요. 코로나와 폭염을 슬기롭게 이겨내는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7월, 여름편지 _ 이해인

7월, 여름편지 이해인 움직이지 않아도 태양이 우리를 못 견디게 만드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서로 더욱 뜨겁게 사랑하며 기쁨으로 타오르는 작은 햇덩이가 되자고 했지? 산에 오르지 않아도 신록의 숲이 마음에 들어차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묵묵히 기도하며 이웃에게 그늘을 드리우는 한 그루의 나무가 되자고 했지? 바닷가에 나가지 않아도 파도소리가 마음을 흔드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탁 트인 희망과 용서로 매일을 출렁이는 작은 바다가 되자고 했지? 여름을 좋아해서 여름을 닮아가는 초록빛 친구야 멀리 떠나지 않고서도 삶을 즐기는 법을 너는 알고 있구나 너의 싱싱한 기쁨으로 나를 더욱 살고 싶게 만드는 그윽한 눈빛의 고마운 친구야 * 2020년 7월 3일금요일입니다. 근본적인 걸 해결하지 않으..

7월 _ 목필균

7월 목필균 한 해의 허리가 접힌 채 돌아선 반환점에 무리 지어 핀 개망초 한 해의 궤도를 순환하는 레일에 깔린 절반의 날들 시간의 음소까지 조각난 눈물 장대비로 내린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폭염 속으로 무성하게 피어난 잎새도 기울면 중년의 머리카락처럼 단풍 들겠지 무성한 잎새로도 견딜 수 없는 햇살 굵게 접힌 마음 한 자락 폭우 속으로 쓸려간다 * 2018년 7월 6일 금요일입니다.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듯한 구름과 바람의 아침이네요.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