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침에 대하여
송수권
직선으로 가는 삶은 박치기지만
곡선으로 가는 삶은 스침이다
스침은 인연, 인연은 곡선에서 온다
그 곡선 속에 슬픔이 있고 기쁨이 있다
스침은 느리게 오거나
더디게 오는 것
나비 한 마리 방금 꽃 한 송이를 스쳐가듯
오늘 나는 누구를 스쳐 가는가
저 빌딩의 회전문을 들고 나는 것
그것을 어찌 스침이라 할 수 있으랴
스침은 인연, 인연은 곡선에서 온다
그 곡선 속에 희망이 있고 추억이 있고
온전한 삶이 있다
그러니
스쳐라
아주 가볍게
천천히.
* 2022년 10월 19일 수요일입니다.
하나의 시스템에 의지하는 건 정말 위험한 일임을 카카오 사태로 확인했습니다.
스치는 좋은 인연들을 만드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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