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하늘
나금숙
흐린 하늘은
많은 씨방을 가졌다
물알갱이로 된 씨방들은
가끔 제 부피를 견디지 못한다
기류가 일렁일 때
얇아질대로 얇아진 껍질이
터지곤 한다
산화하는 물방울들
물의 씨앗들
텀벙
물상 안으로 튀며 뛰어든다
사물들은 가슴께가 간지럽다
윤곽들 흐려지며
경계가 무너진다
흐린 하늘이 스며
사물들 모두 물의 씨앗을 갖는다
* 2023년 3월 23일 목요일입니다.
길가 여기저기에 노란 개나리가 제법 보입니다.
봄비가 내리고 나면 봄이 성큼 와 있을 듯 싶네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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