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흐린 하늘 _ 나금숙

시 쓰는 마케터 2023. 3. 23. 08:24

 

 

흐린 하늘

 

                       나금숙

 

 

흐린 하늘은

많은 씨방을 가졌다

물알갱이로 된 씨방들은

가끔 제 부피를 견디지 못한다

기류가 일렁일 때

얇아질대로 얇아진 껍질이

터지곤 한다

산화하는 물방울들

물의 씨앗들

텀벙

물상 안으로 튀며 뛰어든다

사물들은 가슴께가 간지럽다

윤곽들 흐려지며

경계가 무너진다

흐린 하늘이 스며

사물들 모두 물의 씨앗을 갖는다

 

 

* 2023년 3월 23일 목요일입니다.

길가 여기저기에 노란 개나리가 제법 보입니다.

봄비가 내리고 나면 봄이 성큼 와 있을 듯 싶네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