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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의 독백 _ 박노해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23. 4. 12.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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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의 독백

 

                       박노해

 

 

살아있다면 누구라도

자신을 키우려 하고

자신을 빛내려 하고

쓸모 있게 맞춰가지만

나, 돌은 아니다

 

돌은 키우지 않는다

채우지도 꾸미지도 않는다

서서히 갈라주고 나눠주며

날마다 은미하게 작아진다

 

모래가 되고 흙이 되고

그리하여 산 것들의 품이 되고

가루가루 비우고 사라지는 게

나, 돌의 소명이다

 

나는 돌이다

그래 난 쓸모없다

난 영원한 두려움

수억 년을 지켜온

믿음의 침묵일 뿐

높은 산정 암벽의

큰 바위 얼굴일 뿐

 

오 아는가

쓸모없이 높고 크고

오래고 영원한 것들은

저 우주의 빛나는 돌,

별들이 잉태한 것임을

 

네가 보지 않아도

나는 너를 지켜보고 있다

별이 빛나는 네 안의 너를

 

 

* 2023년 4월 12일 수요일입니다.

작은 것들에 감사할 줄 알아야 큰 행복을 얻는 법입니다.

소소한 행복이 함께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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