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나사못의 변명 _ 원성용

시 쓰는 마케터 2023. 11. 22. 08:18

 

 

나사못의 변명

 

                                원성용

 

 

머리에 십자가

천형의 문신처럼 새기고

달랑 몸뚱이 하나에 의지하며

머리만 남기로 몸을 숨기던

치욕스런 은폐의 날도 있었고

 

헐렁한 세상

네 귀퉁이 끼워 맞춘다고

한 방향만 고집하며

남의 살갗을 도려내던

무모한 젊은 날도 있었지

 

지금은 

작은 덜컹거림에도

쉽게 몸을 빼는 나약한 모습

허나,

허리를 굽히지는 않았다

 

질주의 차량을 주저 앉힐만한 힘

내게도 여직 남아있다

 

 

* 2023년 11월 22일 수요일입니다.

하나 둘 타협하다 보면 엣지가 없어지기 마련입니다.

하기 싫은 건 하지 않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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