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무심천 _ 도종환

시 쓰는 마케터 2023. 12. 13. 07:35

 

 

무심천

 

                      도종환

 

 

한 세상 사는 동안

가장 버리기 힘든 것 중 하나가

욕심이라서

집착이라서

그 끈 떨쳐버릴 수 없어 괴로울 때

이 물의 끝까지 함께 따라가 보시게

흐르고 흘러 물의 끝에서

문득 노을이 앞을 막아서는 저물 무렵

그토록 괴로워하던 것의 실체를 꺼내

물 한 자락에 씻어 헹구어 볼 수 있다면

 

아무 것에도 걸림이 없는 마음을 

무심이라 하나니

욕심 다 버린 뒤

우주처럼 넓어진 마음 무심이라 하나니

다 비워 고요히 깊어지는 마음을

무심이라 하나니

 

 

* 2023년 12월 13일 수요일입니다.

걸리는 게 있으면 하지 않으면 됩니다.

버리고 깊어지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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