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
도종환
한 세상 사는 동안
가장 버리기 힘든 것 중 하나가
욕심이라서
집착이라서
그 끈 떨쳐버릴 수 없어 괴로울 때
이 물의 끝까지 함께 따라가 보시게
흐르고 흘러 물의 끝에서
문득 노을이 앞을 막아서는 저물 무렵
그토록 괴로워하던 것의 실체를 꺼내
물 한 자락에 씻어 헹구어 볼 수 있다면
아무 것에도 걸림이 없는 마음을
무심이라 하나니
욕심 다 버린 뒤
우주처럼 넓어진 마음 무심이라 하나니
다 비워 고요히 깊어지는 마음을
무심이라 하나니
* 2023년 12월 13일 수요일입니다.
걸리는 게 있으면 하지 않으면 됩니다.
버리고 깊어지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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