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바람
정재삼
태고 때부터 배운 짓을
바람은
아직도 그 짓을 하고 있다
산에서 마을로 쉴 새 없이 들어서며
나무며 풀이며
모래알까지 빗질을 한다
산바람이 내려온다
아직도
지칠 줄 모르고 되풀이한다
산 능선 몇 억 번을 더 걸었던
그 길을 오늘도 내려오며
한 번도 발자국을 남긴 적 없다
바람아 바람아
먼 훗날에도 여기
탐욕을 남길 발자국은 찍지 말아야지
사람아 사람아
작은 것에까지 연연하는
탐을 내는 사람아
* 2024년 1월 4일 목요일입니다.
완벽한 타이밍이라는 건 없다고 합니다.
작게라도 시작해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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