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를 걸으며
정호승
물 속에 빠져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고 물 위를 걸으면
물 속에 발이 빠지지 않는다
물 속에 빠져
한마리 물고기의 시체가 되어도 좋다고 생각하고
물 위를 걸으면
물 속에 무릎이 빠지지 않는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여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주어진
물 위를 걸어가는
이 짧은 시간 동안
물 속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지 말고
출렁출렁 부지런히 물 위를 걸어가라
눈을 항상 먼 수평선에 두고
두려워하지 말고
* 2024년 1월 23일 화요일입니다.
어떤 현상을 잘 받아들이는 사람일수록 삶의 만족감이 높다고 합니다.
이해하고 수용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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