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시
박노해
시가 되지 않는 건
정직한 것이다
시가 되지 않는 건
배가 고프지 않아서이고
고독하지 않아서이고
여린 나무 같은 시의 지팡이 말고
붙들고 의지할 데가 많아서이다
시가 되지 않는 건
고마운 일이다
시가 되지 않는다면
차라리 침묵하라
대지에 떨어진 씨앗처럼
나직이 묻혀서
잉태의 침묵을 살아라
그러면 시적인 삶이
시를 낳아주리라
폭풍과 눈보라 길을 걸어온
뼈저린 진실의 말을,
나 자신의 삶에서 길어 올린
단 하나의 말을,
정직한 시를
* 2024년 2월 1일 목요일입니다.
모든 자신감은 많은 준비에서 비롯됩니다.
준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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