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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_ 김지혜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24. 2. 1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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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혜

 

 

한 계절이 가고 한 계절이 오는 사이

비닐봉지 안 감자들은 서로를 억세게 부둥켜안았다

어른 손가락만큼 자라난 독줄기로 전생까지 끈끈히 묶었다

물컹한 사체에서 기어나와 처절히 흔들리는

 

아직 나 죽지 않았소, 우리 아직 살아 있소

생명 다한 모체를 필사적으로 파먹으며

비닐봉지 안의 습기와 암흑을 생식하며

저 언어들은 푸르게 살아남았다

 

싹 난 감자알을 창가에 올려놓으며

본다, 한 계절이 가고 한 계절이 어는 사이

나를 비켜간 저 푸른 인연의 독

 

 

* 2024년 2월 13일 화요일입니다.

추운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꽃이 피기 마련입니다.

새로운 계절을 준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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