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의 말
김상길
흔적도 없이
사라지다니요
덧없이 그냥 말라버리는 줄
알았나요?
꽃이 그처럼 생기 있게 웃는 것은
나무가 그처럼 싱그럽게 팔을 벌리는 것은
스며들어
스며들어
생명을 아낌없이 주었기 때문인걸요
소리도 없이
없어지다니요
연기처럼 그냥 사라지는 줄
알았나요?
들판이 그처럼 소리치는 것은
냇물이 그처럼 춤추는 것은
스며들어
스며들어
노래로 다시 태어나기 때문인걸요
꺼진 불처럼 죽어 없어지지 않아요
깊은 땅 속까지
스며들어
스며들어
샘으로 다시 태어나는데요
* 2024년 2월 14일 수요일입니다.
천천히 스며들어 완전히 흡수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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