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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을 박다가 _ 신현복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24. 2. 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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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을 박다가

 

                           신현복

 

 

메밀꽃 핀 그림 액자 하나 걸으려고

안방 콘크리트 벽에 박는 못

구멍만 만들고 풍경은 고정시키지 못한다

 

순간, 그 구멍에서 본다

 

제 몸의 상처 포기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벽

견디지 못하고 끝내는 떨어져 나온

조각들

 

벽, 날카로운 못 끝을 생살로 감싸 안아야

못, 비로소 올곧게 서는 것을

 

망치질 박힘만을 고집하며 살아온 나

부스러지려는 자신을 악물고

기꺼이 벽으로 버티며 견디고 있는, 저

수많은 사람들 향해 몇 번이나

못질 했던가

 

꾸부러지지 않고 튕겨나가지 않고

작은 풍경화 한 점 고정시키며

더불어 벽으로 살기까지

 

 

* 2024년 2월 27일 화요일입니다.

만남은 인연이지만 관계는 노력입니다.

소중한 인연을 위해 노력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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