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을 박다가
신현복
메밀꽃 핀 그림 액자 하나 걸으려고
안방 콘크리트 벽에 박는 못
구멍만 만들고 풍경은 고정시키지 못한다
순간, 그 구멍에서 본다
제 몸의 상처 포기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벽
견디지 못하고 끝내는 떨어져 나온
조각들
벽, 날카로운 못 끝을 생살로 감싸 안아야
못, 비로소 올곧게 서는 것을
망치질 박힘만을 고집하며 살아온 나
부스러지려는 자신을 악물고
기꺼이 벽으로 버티며 견디고 있는, 저
수많은 사람들 향해 몇 번이나
못질 했던가
꾸부러지지 않고 튕겨나가지 않고
작은 풍경화 한 점 고정시키며
더불어 벽으로 살기까지
* 2024년 2월 27일 화요일입니다.
만남은 인연이지만 관계는 노력입니다.
소중한 인연을 위해 노력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추억의 다림질 _ 정끝별 (20) | 2024.02.29 |
---|---|
젊은 날엔 남겨두라 _ 박노해 (27) | 2024.02.28 |
뿌린 만큼 받는 양식 _ 하영순 (22) | 2024.02.26 |
사랑하는 별 하나 _ 이성선 (16) | 2024.02.23 |
하얀 눈밭에 _ 하영순 (13) | 2024.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