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도 전화를 한다
김륭
앞마당 빨랫줄에 앉았던 새 한 마리
갸웃갸웃 삼십 촉 알전구보다 작은 머리에
불이 들어왔나 보다
전화 왔나 보다
눈도 못 뜬 새끼들 배고파 운다고
동네 시끄러워 낮잠 한숨 못 자겠다고
나무에게 전화 받았나 보다
포동포동 살찐 배추벌레 한 마리 입에 물고
날아간다 꽁지 빠지도록
새끼들 찾아간다
벨소리 그치지 않는 공중전화 한대 놓인
나무의 가장 따스한
품속, 둥지 찾아 날아간다
나무들 가슴 새까맣게 타도록
다이얼을 돌린다
전화를 한다
* 2024년 4월 1일 월요일입니다.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봐야 비로소 넓은 물을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야를 갖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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