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말랭이
안도현
외할머니가 살점을 납작납작하게 썰어말리고 있다
내 입에 넣어 씹기 좋을만큼 가지런해서 슬프다
가을볕이 살점 위에 감미료를 편편(片片) 뿌리고 있다
몸에 남은 물기를 꼭 짜버리고
이레 만에 외할머니는 꼬들꼬들해졌다
그해 가을 나는 외갓집 고방에서 귀뚜라미가 되어 글썽글썽 울었다
* 2024년 11월 19일 화요일입니다.
적당한 생각은 지혜를 주지만 과도한 생각은 때를 놓치게 합니다.
생각보다는 실행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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