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무말랭이 _ 안도현

시 쓰는 마케터 2024. 11. 19. 09:20

 

 

 

무말랭이

 

                        안도현

 

 

외할머니가 살점을 납작납작하게 썰어말리고 있다

내 입에 넣어 씹기 좋을만큼 가지런해서 슬프다

가을볕이 살점 위에 감미료를 편편(片) 뿌리고 있다

 

몸에 남은 물기를 꼭 짜버리고

이레 만에 외할머니는 꼬들꼬들해졌다

 

그해 가을 나는 외갓집 고방에서 귀뚜라미가 되어 글썽글썽 울었다

 

 

* 2024년 11월 19일 화요일입니다.

적당한 생각은 지혜를 주지만 과도한 생각은 때를 놓치게 합니다.

생각보다는 실행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후회는 아름답다 _ 심재휘  (3) 2024.11.22
요요 _ 정끝별  (3) 2024.11.20
가을 하늘 _ 이해인  (5) 2024.11.18
개떡 _ 이향아  (4) 2024.11.15
가을빛 _ 이해인  (2) 2024.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