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물어보기
문정희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하지만
가는 길 좀 가르쳐주었으면 좋겠다
비어 있는 것이 알차다고 하지만
그런 말 하는 사람일수록 어쩐지 복잡했다
벗은 나무를 예찬하지 말라
풀잎 같은 이름 하나라도
더 달고 싶어 조바심하는
저 신록들을 보아라
잊혀지는 것이 두려워
심지어 산자락 죽은 돌에다
허공을 새겨놓는 시인도 있다
묻노니 처음이란 고향 집 같은 것일까
나는 그곳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렸다
나의 집은 어느 풀잎 속에 있는지
아니면 어느 돌 속에 있는지
갈수록 알 수 없는 일 늘어만 간다
* 2025년 1월 16일 목요일입니다.
방향을 잡을 수 없을 때는 나침반이 필요한 법입니다.
나침반 같은 사람을 찾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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