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길 물어보기 _ 문정희

시 쓰는 마케터 2025. 1. 16. 08:44

 

 

 

길 물어보기

 

                           문정희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하지만

가는 길 좀 가르쳐주었으면 좋겠다

비어 있는 것이 알차다고 하지만

그런 말 하는 사람일수록 어쩐지 복잡했다

벗은 나무를 예찬하지 말라

풀잎 같은 이름 하나라도

더 달고 싶어 조바심하는

저 신록들을 보아라

잊혀지는 것이 두려워

심지어 산자락 죽은 돌에다

허공을 새겨놓는 시인도 있다

묻노니 처음이란 고향 집 같은 것일까

나는 그곳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렸다

나의 집은 어느 풀잎 속에 있는지

아니면 어느 돌 속에 있는지

갈수록 알 수 없는 일 늘어만 간다

 

 

* 2025년 1월 16일 목요일입니다.

방향을 잡을 수 없을 때는 나침반이 필요한 법입니다.

나침반 같은 사람을 찾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