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이유 있다
신석종
앞서 가고 있는 사람과
내가 걷는 거리의 간격을
한번 더 가늠해 본다
이 정도 거리에서
칠갑산 노래를 부른다면
어쩌면 들릴지 모르겠고
섬집아기를 나즉이 부르면
눈치채지는 못 하겠지
머리 위로, 눈발이
듬성듬성 날리기 시작하고
엄마와 딸로 보이는 여인들
셋이, 어깨를 서로 맞대고
미용실로 종종걸음치는,
호빵처럼 몽실몽실한
저런 모습들을, 유난히 자주
눈 앞에서 마주치는 날은
나는 노래를 부른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 할
거리를 둔, 사람들 사이에서
나 혼자서만 들을 수 있게
* 2025년 1월 23일 목요일입니다.
거품은 오래 가지 못해 터지기 마련입니다.
진짜를 만드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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