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그런 이유 있다 _ 신석종

시 쓰는 마케터 2025. 1. 23. 08:46

 

 

 

그런 이유 있다

 

                            신석종

 

 

앞서 가고 있는 사람과

내가 걷는 거리의 간격을

한번 더 가늠해 본다

 

이 정도 거리에서

칠갑산 노래를 부른다면

어쩌면 들릴지 모르겠고

섬집아기를 나즉이 부르면

눈치채지는 못 하겠지

 

머리 위로, 눈발이

듬성듬성 날리기 시작하고

엄마와 딸로 보이는 여인들

셋이, 어깨를 서로 맞대고

미용실로 종종걸음치는,

 

호빵처럼 몽실몽실한

저런 모습들을, 유난히 자주

눈 앞에서 마주치는 날은

나는 노래를 부른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 할

거리를 둔, 사람들 사이에서

나 혼자서만 들을 수 있게

 

 

* 2025년 1월 23일 목요일입니다.

거품은 오래 가지 못해 터지기 마련입니다.

진짜를 만드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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