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 _ 조지훈

 

 

 

사모

 

                      조지훈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 말이 남아 있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고
당신을 멀리로 잃어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눈웃음이 사라지기 전
두고두고 아름다움으로 잊어 달라지만
남자에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 손가락 끝을 잘라 핏물 오선을 그려
혼자라도 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 보리라.
울어서 멍든 눈 흘김으로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

한 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하여
또 한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그리고 또 한 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를 위하여
마지막 한 잔은 미리 알고 정하신 하느님을 위하여

 

 

* 2025년 7월 30일 수요일입니다.

아무리 많아 보이는 것들도 차근차근 해나가면 됩니다.

하나씩 하나씩 정리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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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d with all my heart,

I really did, but when I realized there were still things left unsaid,

you were already someone else's.

 

The burning song I had to sing,

I stifled in my chest, and slowly,

I lost you far away.

 

Before that lovely,

smiling glance fades completely,

you asked me to remember you always beautiful,

but for a man, a woman is either joy or sorrow.

 

I'll cut the tips of five fingers, draw a staff of blood,

and weep through a night where I won't be lonely alone.

With eyes bruised from crying, glaring, I'll love you until I hate you, utterly.

 

One glass for you, who left,

another for our eternal love,

and yet another for me, already so humble,

the last glass for God, who knew and destined this beforeh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