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수선화에게 _ 정호승

마음은 늘 어린아해 2025. 7. 24. 08:53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2025년 7월 24일 목요일입니다.

예측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는 그냥 시간을 흘러보내보세요.

그 또한 지나고나면 그저 그런 일이 될 수 있답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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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Narcissus

                             Jung Ho-Seung


Don't cry
You are human because you are lonely

To live is to endure loneliness
Don't wait for a phone call that never comes.

If it snows, walk in the snow
If it rains, walk in the rain

The black-breasted sandpiper is watching you in the reeds
Sometimes God is lonely, too, and he weeps.

Birds sit on branches because they are lonely,
and you sit by the water because you are lonely.

The mountain shadows are lonely, too, and they come down to the village once a day.
The bell rings lonely, 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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